사물에 대한 이야기, 번외 02: 미래의 UI
이미 오래전에 테드에 올라왔던 동영상이지만 다시 한 번 곱씹어보자 이렇게 링크를 걸었다. 강연자인 존 언더코플러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과학 기술 자문을 맡았으며, 현재 사이버 컴퓨터 인터페이스 개발과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았던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손에 장갑을 낀 채로 화면 앞에서 손과 팔을 움직임으로써 정보를 탐색하고 컴퓨터를 조작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이것이 바로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딸깍거리는 버튼과 포인터없이 터치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함으로써 정보 기기들을 조작하고 있지만, 영화 속의 제스처를 활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활용은 아직 요원하다. 존 언더코플러는 이 강연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OS가 곧 인터페이스고, 인터페이스가 곧 OS다. 그리고 우리는 오랫동안 인터페이스를 새로이 하는데 신경쓰지 않았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 그것은 이제 '공간'을, '현실 기하학'을 맞이하고 있다."
평면의 디스플레이를 벗어나서 입체적인 공간으로, 우리가 실제 세상에서 물건을 만지고, 조작하며 다루는 방법으로 가상의 환경을 새로이 하는 것. 존 언더코플러는 그 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연에서 언더코플러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톰 크루즈처럼, '장갑'을 착용하고 허공에 손짓함으로써 디스플레이 속 정보들을 조작한다. 이 기술은 G-Speak라는 이름으로, 이미 미국 내 몇몇 곳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왜 이 기술이 지금와서 다시 이야기되는가? 어느덧 2013년의 끝자락을 향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작년 이맘때즈음, 우리는 새로운 스마트폰 이야기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삼성의 갤럭시 기어, 또 구글 글래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정보 기기들이 이제는 우리의 몸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런 웨어러블 컴퓨터의 세계에서,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된 공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디스플레이를 소지하며 터치하거나 마우스를 가지고 다니며 허공에서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여야 하는가? 새로운 웨어러블 컴퓨터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자연스러운, 우리가 아날로그 공간에서 익히 해온 방법을 기반으로 한 NUI, natural user interface는 아닐까?
물론 영상 속 G-Speak와 같이, 허공에서 손과 팔을 움직임으로써 모든 것을 조작하는 방법이 우리의 미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반드시 지향해야 하는 바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언제까지 인터페이스가 평면의 디스플레이 안에 갖혀있을수만은 없는 법이고, 웨어러블 컴퓨터의 시대는 알게 모르게 이 변화를 더욱 더 빠르게 앞당길 것이다. 그리고 이 강연은 그 미래를 읽는 단초가 될 것이다.
G-Spe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