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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Projects]/__01. How world's been changed?

Main Project_Step 01. SKETCHING






Main Project "How world's been changed?"

Step 01. SKETCHING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How world's been changed?"라는 메인 프로젝트의 주요 질문을 선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살펴보았다. (지난 글 보러 가기) 이번 글에서는 그 첫 단계, SKETCHING 과정에 대해 보다 세부적으로 논의해 보려 한다. 먼저 SKETCHING 단계의 개요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SKETCHING Process Overview.


이 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사를 시작하기 이전에 "사회 어느 지점을 살펴야 하는가?" 혹은 "어떤 시대적 흐름이 있었는가?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등의 조사방향과 범주 설정을 위한 거시적 방향 설정을 목표로 한다. 가령 1989년의 해외 여행 자유화가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며 이와 연관된 사회 현상과 이후 삶의 변화는 무엇인가? 등의 전체적인 연구 시각을 제공하는 단계이다.



SKETCHING이란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과정은 앞서 수립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걸친 세부 계획을 점검하고 설계하는 단계이다. 프로젝트 주요 질문 수행을 위한 세부 질문 선정 및 효과적인 분석 도구 선택, 그리고 이를 해석할 객관적인 방법 선택 등, 이 과정은 마치 건축가가 집을 짓기 전에 설계 도면을 그리고 재료와 도구들을 선별하는 과정과 같다. 어떤 집을 지을지, 그 집의 크기는 어떻고 용도는 무엇인지, 집 안의 공간들을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어떤 건축 자재와 도구들이 필요할지를 따지는 건축가처럼 우리 역시 거시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꼼꼼하게 세부적인 사항들로 프로젝트를 설계해 나갈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단계들을 밟아 나가보도록 하자.





첫 번째. 프로젝트 범위 지정과 세부질문 파악.



Sketching 단계의 주요 목적은 '범위 지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요에서 언급한 두 가지 질문은 결국 데이터를 수집해야 할 시대 구분과 수집된 데이터를 정리할 사회 범주 설정을 의미하며 이 범위 지정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기준아래 분류할 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수집된 데이터들을 가공할 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아 나타낼 수 있다.







이 큰 그림이 결국 프로젝트가 나아갈 방향을 나타내며 이는 곧 프로젝트 결과물을 희미하게나마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각 단계에서 세부 질문들을 정의하고 객관적으로 접근할 뚜렷한 목표와 조사 도구들을 선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세부 질문에 따라 적절한 기준을 제시하고 다양한 분석 도구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어느 하나의 기준이나 도구 만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적용할 시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는 편향되고 곡해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사용자 경험 스케치란 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빌 벅스턴 역시 이에 대해 그의 저서에서 하나의 접근론보다 여러 가지 기술들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범위를 지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세부 질문들을 파악했다면 바로 데이터 수집에 착수할 것이 아니라 각 세부 질문 별로 접근하여 합당한 기준을 제시하고 최적화된 분석 도구들을 접목시키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더욱 더 공고히 만들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세부 질문들에만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큰 그림을 망칠 수 있으므로 항상 프로젝트의 주요 질문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 세부 질문 별 접근 : 명확한 기준 제시 및 분석 도구 선별.



앞서 선정한 세부 질문들은 경우에 따라 객관적인 분석 도구가 필요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하나의 명확한 기준점만을 필요로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어떤 시대적 흐름이 있었는가?"라는 세부 질문의 경우는 지난 10년의 시간을 어느 기준을 중심으로 분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별도의 분석 도구를 사용할 경우 물론 보다 자세하게 시대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별 특징을 찾아내는 데도 수월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시간의 흐름을 살피는 것을 방해하고 자칫 어느 한 시대에 함몰될 수 있다는 위험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회 어느 지점을 살펴야 하는가?"와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이 두 세부 질문은 객관적인 시각을 요구로 한다. 어떤 명확한 기준을 선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데이터만을 취할 경우 객관성을 잃고 편향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두 질문에 있어서 객관적인 분석 도구는 데이터의 수집과 분류, 그리고 나아가 데이터의 해석까지 적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분석 도구를 사용할 때에 조심해야 할 점은 분석 도구를 있는 그대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비슷한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지향하는 목적과 결과에 따라 그 과정은 충분히 다양해질 수 있고 또한 도구가 사용되는 환경 역시 같을 순 없기에 해당 조사 도구의 목적과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하고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맞춰 '응용'해야만 객관성을 유지한 상태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진행 얘기를 해보자면 우리는 "어떤 시대적 흐름이 있었는가?" 라는 세부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어느 한 시대의 변화 양상과 현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10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 원동력을 기준으로 각 시대를 구분하기로 했다. 사회 어느 한 분야에서의 변화로만 그치지 않고 정치, 경제, 기술, 사회문화, 그리고 개인의 생각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걸친 파괴적 변화의 중심이 기준이 될 경우 10년의 변화 흐름을 한 번에 읽는 동시에 각 시대별 변화 양상 또한 살피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중심에 "인터넷"을 위치시켰다.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인터넷이란 핵심 원동력을 기준으로 그 파급력과 환경 변화를 고려, 지난 시대를 총 네 시기로 분류할 수 있다. 이렇게 나누어진 시대는 각 시대별로 수집된 데이터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데이터 수집 단계를 거친 뒤 보기 쉽도록 '인터넷 보급 시작'이나 '인터넷 활성화' 등의 이름이 붙여졌다. 사실 시대 구분의 세부 질문은 기준 자체가 워낙 명확했기에 과정 상에서 그리 큰 어려움을 겪진 않았지만 그 다음의 두 세부 질문은 다소 난감한 상황이었다.



사회 조사 범주 설정과 관련된 "사회 어느 지점을 살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이 두 세부 질문에 적합한 사회 분석 도구를 찾는 일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어느 목적을 갖고 경제나 정치, 문화와 같은 특정 분야를 집중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사회의 전반적인 영역 전부를 객관적 시각아래 조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워낙 범주가 방대하다 보니 수집된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에도 꽤나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분석 도구들을 조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우리는 기존의 도구를 프로젝트에 맞게 변형시키는 쪽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다양한 도구 탐색 끝에 우리가 선택한 분석 도구는 거시적 환경 분석 방법인 STEEPS 방법론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방법론 관련 서브 프로젝트인 "관찰을 통한 사람 읽기"에서도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관련 글 보러 가기







STEEPS 방법론은 사회를 Socio-cultural / Technological / Economical / Ecological / Political / Spiritual 의 여섯 분야로 나누어 해당 시대의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 현상층/유행층/트렌드층/핵심 원동력 층으로 구분하여 살피는 방법론으로 사회 전반에 걸친 이슈들을 다루기에 적합하다.





그리고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별도로 고안된 매트릭스 도구를 활용, 여섯 가지 범주 안에서 각각의 현상들이 어떻게 관계 맺고 그 흐름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검증해볼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두 번째 과정을 종합해보면 인터넷의 파급과 환경 변화에 따른 시대 구분에 STEEPS 방법론을 통한 사회 6가지 분야 범주화를 접목시킬 경우 아래와 같이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이 그림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주요 질문 아래 세부 질문들을 검증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가설이자 데이터 마이닝 단계의 지표이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또 수집된 데이터는 어느 범주에 위치시켜야 하는 지에 대한 계획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위의 그림이다.





세 번째. 데이터 수집 이후의 계획 수립 : 다양한 가능성과 경우의 수 고려.



SKETCHING 단계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마지막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정제하고 나아가 어떤 방식의 결과물로 생산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남아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고 심란한 과정이었다면 이 과정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어떤 데이터 수집물도 일절 없이 결과물을 예측하란 말은 언뜻 어폐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 데이터가 모일지를 모를 뿐이지 '어떤 형태의 데이터가 모일지'는 앞선 과정들에서 그려온 큰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확보할 데이터의 패턴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이 패턴을 이해하고 이와 프로젝트의 주요 질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을 결과물로 제시할 마지막 기준이나 도구를 찾아야 한다.



물론 제대로 된 데이터 하나 없이 확정된 하나의 방법만을 선택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세 번째 단계 표제에서도 밝혔듯이 최대한 많은 수의 가능성과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한다. 따라서 이 과정은 한 번에 끝나지 않을 수도, 또 데이터 수집 과정을 지나면서 다시 수정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바로 다음 단계로 옮겨갈 경우 데이터 속에 파묻혀 자칫 방향을 잃기 십상이기에 여기서 제동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말로 프로젝트의 목적을 이야기하기 보단 가시적인 방법들을 설정해 둠으로써 헤매는 와중에도 다시 목적으로 돌아오기 쉽고 구성원들이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단계를 가볍게 생각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 단계에서 사회 분석 데이터를 개인의 삶으로 접목시키고 자연스레 마지막 결과물로까지 이어지는 방법을 탐색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그린 큰 그림은 거시적으로 사회를 분석하는 과정만을 설명하고 있을 뿐, 이를 어떻게 개인의 삶과 접목시킬지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없다. 또한 정량적 접근에 집중했을 뿐 정성적인 접근은 전무하다. 따라서 우리는 데이터 정제 이후 결과물 생산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이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 시나리오나 페르소나 방법론을 변형시킨 형태를 사용해볼 수도, 아니면 아예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결국 이 과정의 본질은 어떤 방법론을 쓰느냐를 결정하기보다 어떤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고 갈지, 프로젝트의 목표 달성을 위해선 어떤 방향이 최고인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IDEO 구성원들이 프로젝트 초반,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에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Google image search)]


지금까지 우리는 SKETCHING 단계에서 진행하는 여러 과정들을 HXA Forum의 메인 프로젝트를 예로 하여 순서대로 살펴보았다. 프로젝트에 따라서, 또는 그룹 구성원이나 진행 주체에 따라서 이 단계는 다양한 이름과 과정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 과정의 시작과 끝이 브레인 스토밍이 될 수도 있고 데이터 수집 단계와 병합되어 간소화될 수도 있다. SKETCHING이란 정해진 어떤 형식에 맞춰 '따라 그리기' 보다는 그때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그리기'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이 정밀한 드래프트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순발력을 요하는 동시에 확실한 의미를 담는 크로키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이 단계가 시사하는 점, 즉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그 목적,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고 더 최악의 경우엔 전복되거나 난파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이제 우리가 지금까지 그린 큰 그림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 DATA MINING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