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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__Interaction: 도구의 진화

<번외편> 도구 속의 줄달음 선택 (Runaway Selection)



<번외편>  도구 속의 줄달음 선택 (Runaway Selection)





오늘 대학교 교양 수업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이 있어 잠시 쉬어가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해보자 합니다.  진화에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오늘 잠시 다룰 이야기는 진화라는 큰 줄기에서 이단아같은 존재인 줄달음 선택입니다.

 





진화생물학의「줄달음 선택」은「바람난 선택, 포획 불가능한 선택」이라고 하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진화가 도저히 실용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를테면 공작 수컷이 걷잡을 수없이 풍성하고   화려해진 것처럼, 처음에는 별로 대단치 않은 것에서 시작했다가 갑자기 고삐가 풀리면서 그 방면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에는 남자들이 치장을 하고 일주일간 춤을 추면 여자들이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하는 짝짓기를 하는 부족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사회에서 보기 드문 암컷 선택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여자들이 키 크고 눈 크고 코 오뚝한 남성들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100년 후에 가보면 이 부족 남자들은 다 그렇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그런 남성을 선호하니까 자식들도 그런 아이들이 태어나는 겁니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키 크고 눈 큰 것은 실용적인 의미가 없지만, 「줄달음 선택」이론 관점에서 보면 암컷이 좋아하기만 하면 진화의 과정이 질주하는 것이죠. , 아무런 실용성도 생물학적 가치도 없는 형질도 선택 자 쪽에서 좋아하면 다 그렇게 진화해버리는 겁니다.


출처 :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최재천 교수와 도정일 교수의 <대담> 에서





 그리고 이러한 줄달음 선택은 도구들의 진화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잘못된 기획, 실무자들의 잘못된 선택 등으로 도구 혹은 제품이 도저히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이 아닌 그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입니다.


제품 등에서 사람의 경험을 고려하고 사용성 테스트를 하며 프로토타입 등의 프로세스로 개발하는 최근의 많은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이 만들어지고 더 개선되는 바에 있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도 큰 몫을 하겠지만 사람들의 경험 등에서 만들어지고 개선되는 경우가 더 주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경험에서 추출된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고 대입하는 경우 앞서 말한 바보 같은 진화가 이루어 지는 것은 명백한 일입니다. UX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조금 더 신중함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습니다.